캐나다 파이어족을 꿈꾸며
서평. 채권쟁이 서준식의 다시쓰는 주식투자 교과서 본문
저자. 서준식
책을 읽기 전에는 채권 전문가가 썼다 하길래, 주식과 채권의 자산배분에 관한 이야기로 짐작했다. 그러나 웬걸, 주식투자를 채권 수익률의 개념으로 설명하는 이야기였다. 채권의 수익률은 채권에 명확히 표기되어 있기 때문에 기대 수익률을 명확히 계산할 수 있다. 채권 또한 주식 처럼 중간에 사고 팔 수 있기 때문에 시세차익도 가능하다. 반면에 주식은 가치와 가격이 일치하는 것도 아니고, 미래의 가치를 예상하여 현재의 가격에 반영하는 것이므로 예측이 매우 힘들다. 이 책은 주식의 적정가치를 계산하고, 매수와 매도의 시점을 산정하는 방법을 충분히 납득할 수 있게 알려준다. 개미 투자자도 조금만 계산하면 여러분이 주목하고 있는 종목의 투자 시점을 정할 수 있다. 주식과 채권의 자산 배분에 대한 이야기도 또한 다루고 있으니 가치투자자를 지향한다면 한번은 읽어봐야 할 책이라 생각한다.
채권이란 무엇인가
누군가에게 돈을 빌리면 이자를 주고 나중에 원금을 갚아야 한다. 돈을 빌리면 차용증을 보통 쓰는데, 이 차용증을 채권이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채권에는 원금, 이자, 만기 등이 표기되어 있다. 돈을 빌려주는 주체가 국가면 국채, 회사면 회사채, 개인이면 사채라고 한다.
투자의 수익률 계산은 복리로 계산한다.
3년만기 연이율 10%의 예금에 1만원을 예금한다고 가정하자. 예금 이자가 단리일 경우 3년후 손에 쥐는 금액은 다음과 같다.
$$3년후 원리금 = 10000 \times (1 + 0.1 \times 3) = 13000 $$
만약 이자가 복리일경우는 계산이 다르다. 이자에 이자가 붙기 때문이다.
$$ 3년후 원리금 = 10000 \times (1 + 0.1)^3 = 13310 $$
복리와 단리의 차이로 310원(원금대비 3.1%)의 추가 이익이 발생하였다. 별 차이가 아닐 지도 모르겠으나 만약 10년만기 예금이라면 어떨까?
$$ 단리 10년후 원리금 = 10000 \times (1 + 0.1 \times 10) = 20000 $$
$$ 복리 10년후 원리금 = 10000 \times (1 + 0.1)^{10} = 25937 $$
두 방식의 차이는 이제 5937원(원금대비 59.3%)으로 무시하지 못할 수준이다.
이제 주식으로 얘기해보자. 만약 여러분의 주식이 10%상승하고 10%하락했다면 현재 금액은 얼마일까? 단순히 생각하면 10%상승하고 10%하락했으니 본전이란 생각이 들겠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 1만원의 주식을 사서 10%상승하면 11000원이 된다. 이 가격에서 10%가 하락했으니 11000원의 10%인 1100원이 하락하여 9900원이 된다.
$$ (10000 \times 1.1) \times 0.9 = 9900 $$
이 개념을 알지 못하면 투자 수익률 계산이 힘들 수 있으니 꼭 이해하도록 하자.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은 두가지이다.
미래가치 = 투자원금 x 복리승수
현재가치 = 미래 원리금 / 복리승수
이를 이용하여 주식의 미래가치를 계산하고 기대 수익률을 계산한다.
주식의 주요 가치지표
주식에서 주로 사용하는 가치 지표는 다음의 5개 정도만 알고 있어도 일단은 충분하다.
- EPS(Earning Per Share) = 순이익 / 총 발행 주식 수
1년간 한주당 순이익을 보여준다. - BPS(Book-value Per Share) = 자본 총계 / 총 발행 주식 수
1주당 자본이 얼마인지를 보여준다. 여기서 자본이란 회사의 자산에서 부채를 뺀 금액을 말한다. - PER(Price Earning Ratio) = 주가 / 주당 순이익(EPS) = 시가 총액 / 순이익
PER은 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수치로, 시가 총액이 순 이익의 몇배인지를 나타낸다. 즉 현재와 같은 순이익을 유지할 경우 몇년안에 회사 시가 총액과 같아지느냐 하는 지표로서, PER가 낮을 수록 회사가 저평가 되어있을 가능성이 높다.
- PBR(Price Book-value Ratio) = 주가 / 주당 순자산(BPS)
시가 총액이 자본대비 몇배인지를 보여준다. PBR이 1이라는 것은 회사의 자본총계와 시가총액이 같다는 의미이고, 회사가 청산되더라도 투자한 금액을 회수할 수 있다는 뜻이다. PBR이 낮을 수록 회사의 가치가 저평가 되어있을 가능성이 높다.
- ROE(Return On Equity) = 순이익 / 자본 총계 = EPS / BPS
매년 회사의 순이익이 자본 대비 몇% 발생하였는지 보여주는 수치로, 단순하게 투자금액 대비 수익률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ROE가 10이라는 것은 매년 자본이 10%씩 늘어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ROE가 높을 수록 성장을 빨리 하는 회사이다.
채권형 주식
회사의 성장이 경기 사이클을 타지 않고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는 주식으로 미래 전망이 비교적 쉬운 주식을 말한다. ROE가 매년 들쑥 날쑥 하지 않고 일정하게 유지되어 향후의 예측을 비교적 쉽게 할 수 있다면 이 기업의 미래가치 역시 어느정도 계산할 수 있어 투자의 적정 가격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기대 수익률
이 회사에 투자하였을때 내가 기대하는 수익률은 과연 얼마인가? 투자위험도가 0에 가까운 예금이나 국채 이율보다는 높겠지만 무한정 높은 값만을 기대할 수는 없다. 5년만기 BBB+등급의 회사채 금리는 2022년 현재 6.6%정도이고, S&P 500지수의 연 평균 수익률이 대략 10% ~ 13%라는 것을 감안하면 그와 비슷하거나 조금 높은 수치를 기대하지 않을까 한다. 만약 나의 기대 수익률이 10%이하라면 아무런 고민 없이 S&P 500지수 ETF에 넣어두는 것이 (미국이 망하지 않는한) 최고의 투자법이라 생각한다. 물론 각 기업마다 기대 수익률은 다를 수 있다. 매년 급속도로 성장하는 애플, 구글, 테슬라 같은 기업은 20%이상도 생각할 수다. 성장이 더딘 금융업이라면 그 보다 낮은 기대 수익률을 설정해야 한다.
적정주가 공식
적정 주가를 계산하는 법은 앞에서 설명한 채권의 미래가치 계산 공식을 이용한다. 채권은 이율이 명시되어 있어 미래 가치를 쉽게 알 수 있지만, 주식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여기에서는 이율을 대신하여 ROE를 사용한다. 이를 조금 더 설명하면 다음의 5단계로 나누어 확인할 수 있다.
- 종목 선정
관심 있는 종목의 현재 주가와 BPS를 구한다.
예) A종목 현재 가격 2만원, BPS 3만원 - 과거의 ROE추세를 확인 후 향후 10년간의 ROE를 추정한다.
ROE가 오름추세인지 내림추세인지 확인하고 최근년도의 ROE에 조금 더 가중치를 둔다.
예) 미래의 ROE를 8%로 추정 - 10년후 예상되는 주식의 가치를 구한다.
미래 가치 = 현재 순자산가치(BPS) x 기대 ROE의 복리 승수
$$ 3만원 \times (1 + 0.08)^{10} = 3만원 \times 2.16 = 6.48만원 $$ - 예상 순자산 가치를 현재 가격으로 나눈값으로 10년간 기대 수익률을 계산한다.
\begin{align} 6.48만원 \div 2만원 = 3.24 \\ (1 + x)^{10} = 3.24 \rightarrow x = 0.125 (12.5\%) \end{align} - 계산한 미래의 기대 수익률이 본인의 목표 수익률보다 높으면 주식을 매수하고 그렇지 않으면 보류한다.
이를 근거로 삼성전자의 주가 수익률을 한번 계산해보도록 하자.
네이버 증권에서 확인한 삼성전자의 재무제표이다. 2022년 3월 10일 삼성전자의 주가는 약 7만원이다. 위와 같이 기대 ROE가 나오는 경우는 바로 그 수치를 이용하여도 되고, 최근 3년간의 평균을 이용해도 된다. 평균을 구할때는 최근년도의 비중에 가중치를 넣도록 한다.
\begin{align} 최근 3년간의 가중평균 = [(작년 \times 3) + (재작년 \times 2) + (재재작년 \times 1 )] \div 6 \\ = [(13.92 \times 3) + (9.98 \times 2) + (8.69 \times 1)] \div 6 = 11.73 \end{align}
하지만 여기서는, 예상ROE가 나와 있으므로 이를 바로 이용하도록 한다.
\begin{align} 10년후의 미래 가치 = 순자산가치(BPS) \times 예상 ROE의 복리승수 \\ = 48187 \times 1.1426^{10} = 182,756 \end{align}
10년후 삼성전자 미래의 순자산가치는 182,756원이다. 이를 현재 가격인 7만원으로 나누면 10년동안의 기대 수익률을 계산할 수 있다.
$$ 182,756 \div 70000 = 2.61 $$
복리승수표를 확인하면 이는 약 10.1%임을 알 수 있다.
$$ 1.101^{10} = 2.61 $$
정리하면 여러분이 기대하는 삼성전자의 목표 수익률이 10%보다 낮다면 지금 매수해도 된다는 뜻이다. 이는 오롯이 본인의 선택이 달린 문제이다. 이를 이용하면 매도 시점 역시 결정할 수 있다. 삼성전자를 보유한 상황에서 목표 수익률이 15%였다면, 10%가 나온 지금은 매도 하는 구간이 될 수 있다. 목표수익률의 범위를 정해두고 이보다 높으면 매수, 낮으면 매도하는 전략을 이용하는 것이다. BPS와 기대 ROE는 수시로 바뀌므로, 매 분기 실적보고때마다 기대 수익률을 계산하여 매수, 보유, 매도를 결정하도록 한다.
주식과 채권
주식과 채권을 분산해서 투자하라는 말은 많이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왜 해야하는지 잘 모르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채권의 수익률은 일반적으로 예금이자보다 약간 높은 정도라 채권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할 경우 기대 수익률은 낮아질 수 있다. 하지만 주가 하락기에는 주식의 손실을 어느 정도 방어해주기 때문에 큰 손실을 막을 수 있다. 투자는 이익을 높이는 것보다 손실을 줄이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다음은 S&P 500의 대표지수인 SPY와 미국 20년물 국채ETF인 TLT를 섞어 놓은 포트폴리오의 지난 10년간 수익률이다.
실제 수익률은 SPY만 100%를 넣은 포트폴리오가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였고, SPY와 TLT를 6대4로 섞은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이 가장 낮았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하게 봐야하는 것은 최대낙폭(Max Drawdown)이다. SPY 100% 포트폴리오의 경우 코로나19가 극성이던 2020년 3월즈음 -19%를 기록하였다, 반면 주식 채권 6대4 포트폴리오의 최대낙폭은 코로나19때가 아닌 2018년 말에 기록한 -7%이다. 주식과 채권을 얼마나 섞을지는 여러분이 최대 낙폭을 얼마나 견딜 수 있느냐에 따라 달려 있다. 어차피 10년이상 투자할 예정이고 20~30%의 낙폭도 견딜 수 있는 사람이라면 주식에만 투자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중간에 투자금을 인출 해야할 수 도 있고, 최대 낙폭을 견디기 힘든 사람이라면 채권을 일정부분 포트폴리오에 섞는 것이 손실 방어에 도움이 될 것이다. 주식과 채권의 적절한 비율은 상황마다 다르겠지만 6대4의 비율을 많이 이용한다. 또한, 연간 1~2회 정도 주식과 채권을 비율을 목표 비율로 재조정 하는 리밸런싱을 한다면 조금 더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한줄평.
보수적 투자자, 가치투자자를 지향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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